지난 주 탄핵선고가 나면서 그나마 한숨 돌리게 되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서 책을 좀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신간서적들을 살펴보았다.

물론 언제나 그렇지만, 이 책들을 바로 주문하지는 않고 한동안 장바구니에 넣어둘 생각이다. (그렇게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책이 90만원을 넘었다.) 사둔 책들을 읽고 나면 하나씩 큐를 비울 생각이다.

 

이번에 살펴보니, 최근  구현보다는 아키텍트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책들을 중심으로 리스트를 작성해 본다.

 

1. 30가지 패턴으로 배우는 분산시스템 설계와 구현

역시 기본기를 다지는데 좋은 책들을 골라내는 인사이트 출판사에서 번역한 책이다. 4월 11일이면 며칠뒤에 나올 모양이다. 분산 시스템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패턴을 데이터 복제/파티션/분산 시간/클러스터 관리/노드간 통신으로 나눠 소개한다. 이 책은 XP, 리팩터링, DSL로 유명한 마틴파울러의 시그니처 시리즈 중 하나이다. 이 책에 소개된 패턴들은 여기에 소개되어 있다. 꽤 끌림이 강한 책이다.

 

 

30가지 패턴으로 배우는 분산 시스템 설계와 구현 기법 - 예스24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GCP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서비스에 의존한다. 또한 분산 환경의 카프카, 쿠버네티스 같은 제품이나 유가바이트DB, 카산드라, 몽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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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모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책만에서 나오는 책이다. 박재호님이 번역한 책이라 편안히 잘 읽힐 것 같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우리 개발자들이 어디에 방점을 찍어야 할지 잠시 고민했던 적이 있다. 이 책의 부제는 Doing What Works to Build Better Software Faster인데, 개발자마다 build, better, faster 중 어느 것을 강조하는지가 달랐다. 3부에서는 응집도, 관심사 분리, 모듈성, 추상화, 결합도를 다루는데, 이건 소프트웨어를 만들때설계한 구조를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잣대가 된다. 드문드문 원서를 읽었었는데, 한글판도 읽어봐야 겠다.

 

 

모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 예스24

AI 열풍이 불어도 개발자의 역량과 지식은 여전히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변함없이 살아남아야 할 당신을 위해 단단한 기본기와 힘을 만들어 줄 책! 소프트웨어 개발의 복잡함과 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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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펙티브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길벗에서 나온 책이다.  저자인 골드만님은 Dr.Dobbs에 글을 많이 싣던 분이다. 차례로 봐서는 구체적인 기술을 다룬다기 보다는 아키텍트 구조를 잡아가는데 필요한 여러가지를 개략적으로 다룬 책 같다. 아키텍트가 되기 위한 가이드/로드맵 같은 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펙티브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 예스24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개념과 기본 원칙을 담고 있는소프트웨어 아키텍처 필수 가이드!소프트웨어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이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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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이펙티브 소프트웨어 설계

위키북스에서 나온 책인데, 원제와 전혀 다른 이름의 책이다. 원제를 그대로 번역하면 소프트웨어 구현상 실수들과 절충안들인데, 세부 기술보다는 시스템을 설계할 때 자주 하게 되는 실수와 해결 방안(패턴)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응? 그런데 이 책도 박재호님이 번역한 책이다. 자바를 기반으로 설명한다.

 

이펙티브 소프트웨어 설계 - 예스24

소프트웨어 개발의 난제, 트레이드오프 관점에서 해법을 찾다!『이펙티브 소프트웨어 설계』는 애플리케이션 설계, 계획, 구현에 관한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잘못된 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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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플랫폼 엔지니어링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부족한 개발 부분이 플랫폼이라 생각한다. 비즈니스 로직을 구현하는 것에는 우리나라의 수준도 만만치 않은데, 쉽게 요구사항을 구현하고 저렴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통된 기능을 추려서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필수라 생각하는데, 아직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한빛에서 나왔고, 류광님이 번역했다.

 

 

플랫폼 엔지니어링 - 예스24

데브옵스의 한계를 넘어,플랫폼 엔지니어링으로 미래를 설계하라지난 25년간 소프트웨어 조직들은 한 가지 지속적인 과제와 씨름해 왔다. 바로 여러 팀이 공유하는 코드와 도구, 인프라를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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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LLM 서비스 설계와 최적화

한빛에서 나온 책이고, 최근 회사에서 LLM을 이용한 서비스를 만든 적이 있어서 살펴볼 생각이다. Wiley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니 어느정도 기본적인 수준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LLM서비스.. 휴우.. 구축하고 보니 돈이 많이 들어간다. 최적화안하면 뭔가 서비스 만족도도 떨어지고, 비용은 비용대로 나갈 것 같아서 살펴볼 생각이다. 아 그러고 보니 똑같은 고민으로 한빛에서 나온 NLP와 LLM 실전 가이드도 구매했었네;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LLM 서비스 설계와 최적화 - 예스24

생성형 AI의 경쟁력을 높이는 LLM 최적화 전략AI와 머신러닝의 발전으로 거대 언어 모델(LLM)에 대한 관심은 급증했지만, 높은 비용 때문에 수많은 기업이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이 책은 적은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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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린 소프트웨어

제이펍에서 나온 책이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때문에 눈길을 주게된다. 하지만 내용이 도움이 될런지에 대해 아주 강한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 탄소 배출 이런 것이 차례에 나오는데, 이렇게 되면 ESG 경영처럼 거대 담론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을 너무 좋아한다. 소프트웨어는 한번 나오면 끝이 아니라 계속 굴려가면서 성장시켜야 하기에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되면 읽어봐야 겠다.

 

 

그린 소프트웨어 - 예스24

코드 한 줄로 지구를 살리는 시대, 지속 가능한 소프트웨어로 미래를 지키자 이 책은 전력망의 변화부터 클라우드 운영 방식까지, 친환경 소프트웨어가 환경과 비즈니스 모두에 미치는 영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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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읽어본 책들을 추천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시간을 표지와 차례로 훑는 것이라 크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래도 큐레이션 하는 느낌으로 정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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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1/ 요즘 기술 시장과 투자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AI와 양자 컴퓨터이다. 그나마 AI는 OpenAI의 ChatGPT 이후 대중에게 많이 다가왔는데, 양자 컴퓨터는 도통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양자 컴퓨터에 관한 책을 한번 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geek한 모습의 캐릭터로 유명한 For Dummies 시리즈에서 양자 컴퓨팅 책이 나왔고, 이를 번역한 <모두를 위한 양자 컴퓨터>를 읽게 되었다. 

원서
한빛미디어 번역서


2/ 책을 읽는 동안에도 양자 컴퓨터에 관한 소식이 계속 들려왔다. 젠슨황이 지난 1월에 열린 CES에서 양자 컴퓨터가 유용해지려면 15년에서 30년은 걸릴 것이라고 해서 관련 주가가 확 떨어진 적이 있었고, 2월 19일에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의 초전도체 방식이 아닌 토폴로지 큐비트 기술을 활용하는 마요라나1을 공개했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뭔 외계어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나름 물리를 잘했는데 하는 자신감에서 오는 (뭔 내용인지 몰라서) 자괴감도 생겼다.v

중국이 공개한 Zuchongzhi-3. 105 큐비트 처리 가능.

 

3/ 이 책은 For dummies  시리즈답게 특정 주제, 이 책에서는 양자 컴퓨팅에 관한 온갖 이야기를 모두 소개하고 있다. 총 4개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와 2부를 재미있게 읽었다. 1부는 사실상 물리학의 역사이다.  양자와 중성자부터 소개하더니 금방 중첩(superposition)과 얽힘, 터널링과 결맞음 이야기로 달려간다. 하지만 양자 물리학에 대한 과학자들의 도전과 발견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게 읽혔다.  2부는 양자 컴퓨팅과 전통 컴퓨팅 방식을 비교해 가면서 어떤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이 장점을 가지는 것인지에 대해 소개한다. 저자는 양자 컴퓨팅이 암호학, 머신러닝, 생명공학에 큰 변곡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양자기술때문에 현재의 보안 기술이 무력화되는 Q-Day 이야기와 이를 대비한 국가간 기업간 개발 경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왜 양자 기술에 주목하는지 대략 감을 잡았다고나 할까?

 

4/ 책을 일독했지만, 여전히 몇개 단어가 눈에 조금 익혀졌을 뿐 여전히 양자 컴퓨팅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뭐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도 제대로 이해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누군가 나에게 그래서 책을 읽고 나니 양자 컴퓨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라고 질문한다면 미래를 바꿀지도 모르는 기반 기술인 것 같다 정도 외에는 딱히 할 말이 없다. 이 책은 양자 컴퓨터를 이해한다기 보다는 양자 컴퓨터에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는 입문서로 괜찮다 생각된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책이고, 아마도 2독, 3독을 해야 할 것 같다.

 

5/ 책 편집이나 번역은 무난했지만 조금씩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우선 For Dummies 시리즈는 원래 산만한 책인데, 이 책은 너무 정돈되어 있다. 원서를 보면 여러 박스로 본문들이 나뉘어지고, 저자가 관련 맥락에서 제공하고 싶은 정보를 박스로 제공하는 시리즈로 유명한데, 번역서는 박스와 본문이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 박스 내용의 글꼴도 본문과 동일하고, 박스 표시도 없어서, 집중하지 않으면 뜬금없는 맥락으로 이어진다.

 번역도 무난한데(내용이 어렵다보니 번역도 어려웠을 것이다), 조금씩 걸리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p.70쪽에서 "부동소수점 숫자의 표준은 32비트, 즉 4바이트로 설정되어 있다. 표준 부동소수점 숫자는 대략 음수 400만에서 양수 400만 사이의 모든 값을 정확하게 저장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큰 양수 또는 음수의 근사값을 저장할 수도 있다. ( The standard for floating-point numbers was set at 32 bits, or 4 bytes. A standard floating-point number can exactly store any value between about negative 4 million and positive 4 million, and can store approximations of most larger positive or negative numbers.)"라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은 "부동소수점 타입의 숫자는 4바이트, 즉 32비트의 크기로 저장하는 표준을 사용한다. 이 크기는 -400만에서 400만 사이의 값을 정확히 저장할 수 있고, 근사값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훨씬 더 큰 양수 또는 음수값을 저장할 수 있다."가 좀 더 부드러운 번역일 것 같다. 이 부분에서 여전히 원저자가 잘못 쓴 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IEEE 754 규격에 정의된 부동소수점 방식은 정밀도의 손실없이 값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인데, 단정도일 경우 24비트의 정밀도를 가지므로 대략 -1677만부터 1677만 사이의 값을 손실없이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그것도 정수만... 배정밀도일 경우에도 53비트의 정밀도를 가지므로 대략 -9007조부터 +9007조 사이의 값을 저장할 수 있다. 

괜히  호기심이 발동하여 좀 더 자세히 찾아보았는데, 아주 예전 시스템이나 특정 구현에서는 가수로 사용되는 비트수가 IEEE754 규약보다 적게 사용하여 이 경우 22비트를 사용하였는데, 이 경우 400만이 나온다고 한다. 그럼 양자 컴퓨터는 다른 부동소수점 규약을 사용하는것일까?

 

6/ 여하튼 재미있고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쉽지 않은 내용인데, 열심히(!) 읽었다. 책을 덮으며 내 머리속에 또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양자 컴퓨터가 과연 인류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는 도구가 될까? 조금 시간차를 두고 한번 더 이 책을 읽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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