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님, 박재호님 등 국내에서도 IT 관련 뉴스를 정리하여 메일로 보내주시거나 웹사이트에 올려주시는 분들이 많다. 해커 뉴스 및 기타 새로운 소식을 모아서 올려주는 긱뉴스, 국내 개발자 블로그의 새글을 모아서 매일 보내주는 어썸데브블로그 서비스, SaaS 관련 소식을 전해주는 주간 SaaS도 있다. 이런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것만으로도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외국에도 비슷한 서비스들이 많은데, 그중 유명한 것이 오라일리의 레이더다. 하지만 영어이니, 읽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사내에 영문 뉴스레터를 AI도구를 이용하여 한글 번역본으로 만들어 본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제일 먼저 시도한 것이 브라우저에서 웹 페이지 자체를 구글 번역기로 번역해 보았다. 브라우저에서 메뉴만 선택하면 되므로, 정말 편하다.


원문 브라우저에서 구글 번역. AI가 왜 일체 포함?

 

하지만 보다시피 구글 번역 사이트에 복붙하면 정상으로 나오는 번역 결과도  브라우저에서 구글 번역을 이용하면  이상한 결과물이 얻어진다. 못읽을 정도는 아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다. 우선 섹션명에서 망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왜 AI가 일체 포함으로 번역되는지 모르겠다. (예전 구글 번역 처음 나왔을 때 아파치 웹서버 페이지를 인디언 부족으로 번역하던 게 생각나버렸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DeepL이었다. 번역 전문 AI서비스이니 품질은 좀 낫겠지 하는 마음에 사용해 보았다.

품질은 조금 좋아지는 수준으로 느껴지지만, DeepL 웹사이트에 뉴스레터를 복붙하니 링크가 다 사라져 버린다. 그러면 뉴스레터의 가치가 떨어진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지.  이번엔 웹페이지를 PDF 파일로 출력하여, 이를 DeepL에 번역을 요청하였다.

 

 

링크는 살아있지만, 문장이 외려 이상해 졌다. 링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장을 온전히 번역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어쩌지 하던 바로 이 순간 문장을 잘 다루는  GPT가 생각났다.(전설의 요정이 나타나 아이디어를 주었다.)  GPT로  PDF 파일을 올리고 번역을 요청했다. 이때  최종 결과물에서도 링크를 유지하기 위해  프롬프트에  마크다운 페이지를 만들도록 요구사항을 추가했다.

너는 IT분야 전문가야. 한달동안 IT 관련 소식을 모아둔 뉴스레터 PDF문서를 한글로 번역하고 싶어. 
전문 용어를 사용하되, 한글 문장이 매끄러웠으면 좋겠어.
한문장도 빠짐없이 번역해야 해. 링크는 유지하자.
최종 결과물은 마크다운으로 만들어 줘

꽤 쓸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하지만 여러 섹션이 있는데, 하나만 번역을 완료하고 계속할지를 물어본다. 그래서 차례대로 진행하라고 시켰더니 단일 지시는 잘 수행했는데, 최종 결과물에는 각각 진행한 결과가 취합되어 있지 않았다. 각각 번역해서 최종 결과를 만들도록 프롬프트를 수정했다. 그리고 번역결과를 보니 영어단어를 쓰는 것이 좋은 단어들도 있어서 마지막에 영어 단어를 병기하도록 지시했다. 하나씩은 잘하는데, 전체적으로 못하는 것을 Lost in The Middle 라고 한다. (중간에 샛길로 빠지기)

서문, AI 등 앞에서 번역했던 분야들이 빠져 있어. 이것을 하나의 문서로 모두 만들자. 그런 다음 옆에 캔버스를 업데이트 해줘.
프로그래밍 분야에도 캔버스의 프로그래밍 섹션에 추가해 줘.
조금 낯선 용어,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언어는 괄호로 원 단어를 추가해 주면 좋겠어. 예를 들어 사용자 맞춤 발화 스타일 지시는 생소한 단어야

 

드디어 다 완성된 결과물을 확인했다.

이제 워드 파일로 만들어서 다운로드 했다.

캔버스 내용을 워드로 만들어서 다운로드 받고 싶어

 

왜 PDF로 바로 만들지 않고 워드 파일로 만들었냐고? GPT는 한글 PDF를 만들때 한글 글꼴 처리가 서툴다. 물론 글꼴 파일을 올리고 그 글꼴을 이용해서 작업하라고 지시할 수도 있지만, 번거로우니 워드 파일로 만들어서 PDF로 출력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한다.(자세한 내용은 한빛미디어에서 나온 <챗GPT 일타강사의 직장인 업무 만렙 공략집>의 5장과 6장을 참고하시라.p.145) 며칠전에도 맑은고딕 글꼴을 따로 업로드하면서 PDF를 만들었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워드로 내려받는게 속편하다. 워드로 내려받고 PDF내보내기를 수행한다.

최종 결과물이다. 훨씬 깔끔하게 뉴스레터가 정리되었다. 링크도 살아있다. 이제 사내에 공유했다!

몇번의 삽질로 최적의 방법을 찾았다. GPTs로 만들고 다음달부터는 그냥 PDF만 올리면 위 작업을 반복 수행하도록 해둔다.

레이더_4월.pdf
0.30MB

오늘의 삽질 끝!

 

참고서적:

 

챗GPT 일타강사의 직장인 업무 만렙 공략집

“챗GPT, 일 잘하는 직장인은 이렇게 쓴다” 대기업 출강 압도적 1위! 일타강사가 알려주는 챗GPT 완벽 활용법

www.hanbit.co.kr

 

반응형

한때 우리나라의 하늘은 닫혀있었습니다. 그 때에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교수나 고위 공직자처럼 일부 특정한 계층만 해외에 갈 수 있었지요. 해외에서 반드시 새로운 시각을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와는 다른 관점을 경험할 기회가 있었고, 이는 견문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제한된 기회를 가진 사람들만이 국경을 넘어 논의되는 주제를 접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고 인터넷의 바다가 펼쳐지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과거에는 교수들만 접근할 수 있었던 정보도 이제는 대학원생, 나아가 일반인도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권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제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하면 바다 건너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고, 비록 대부분이 읽기만 하는 'ROM(Read-Only Member)' 역할에 그쳤지만, 지식의 공유는 더 이상 한정된 특권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의 대부분은 텍스트로 제공되었고, 깊이 있는 내용을 체감하기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유튜브가 우리의 세상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일부 개인이나 단체 계정에서 컨퍼런스 영상을 업로드하는 수준이었지만, 점차 다양한 학술·기술 세션이 영상으로 제공되기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외국어 실력으로 띄엄띄엄 보더라도, 동영상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문물을 접하는 경험은 신선했습니다. 영상은 텍스트가 제공하지 못하는 현장감을 전달했고, 더 나아가 학습 효과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언어의 장벽이 존재했습니다. 원문 자막이나 자동 번역 자막이 있긴 했지만, 완벽하지 않은 번역과 이해의 어려움이 남아 있었습니다.

 

동영상 학습이 효과적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과연 효율적인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원하는 내용을 빠르게 찾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특정 정보가 어느 부분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영상 전체를 살펴보거나, 자막 검색 기능을 활용해야 했습니다. 물론 유튜브의 자막 관련 플러그인을 사용하면 미리 내용을 살펴보고 특정 시간대로 이동할 수 있었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대인들에게는 여전히 긴 동영상을 끝까지 시청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AI가 이 모든 장벽을 허물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AI 도구는 다들 아시는 릴리스입니다. 도메인은 https://lilys.ai/입니다. 이 도구는 여러 기능이 있지만 유튜브 동영상 URL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내용을 요약해 줍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사례를 공유해 보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컨퍼런스 중에 NDC가 있습니다. 넥슨에서 주최하는 NDC말고요. 주로 오슬로나 멜버른에서 열립니다. https://ndcconferences.com/인데, 컨퍼런스가 끝나면 얼마지나지 않아 세션을 유튜브에 공개합니다. 유튜브 채널은 https://www.youtube.com/@NDC 입니다.

NDC 유튜브 채널 화면

정말 여러 세션들이 있는데, 그중 한 세션의 URL을 릴리스에 넣어보겠습니다. 최신 세션도 있지만 인기있는 세션 하나를 선택해 봅니다. Dylan Beattie님이 발표한 The Art of Code세션이 있네요.

릴리즈-열심히 CPU/GPU를 이용해 요약하고 있습니다.

 

조금 시간이 흐르면 다음과 같이 시간대별 정보와 함께 깔끔하게 요약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뭔말인지...???

 

이제 실제 연사의 발표 내용에 집중할 수 있네요. 실제로 듣고 싶은 부분, 특히 발표 슬라이드와 함께 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시간을 클릭해서 해당 부분을 요약본 및 자막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AI는 우리의 학습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아 좋은 세상!!

그 전에는 유튜브의 자막을 가져와서 그것을 GPT에 요약해 달라고 요청하고, 프롬프트도 조금 손을 봤어야 하는데 릴리즈를 이용하면 한방에 됩니다. 이제 발표자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하면 되네요.

 

물론 GPT에서도 됩니다.

 

정말 편하지 않나요?

 

사실 편한 것을 넘어 큰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교육의 의미중 하나는 고등 교육을 받은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문제 영역을 배운다는 것인데, 이제 배움을 주시는 분들이 해당 대학의 교수에 한정되지 않고 전세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그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세계가 열려있기 때문이죠. 교육 정책이나 거대 담론은 제 전문분야가 아니니 여기까지만!

 

사용해보면 역시 아직까진 한글은 서툽니다. 왠지 어색합니다. 영어에 대한 학습이 잘되어 있기 때문인지 STT는 영어가 좋습니다. 그래서 영문 컨퍼런스의 발표 동영상을 입력해 보면 왠지 모르게 릴리즈가 더 잘 요약하는 느낌입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그냥 후다닥 적었네요. 저는 꽤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릴리즈의 더 나은 발전을 기대합니다!

 

 

관련글:

끝없는 학습과 실험, 그리고 고민: 개발자의 여정

 

 

반응형

+ Recent posts